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결국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9월 15~16일 열린 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입니다. FOMC 위원 12명은 이번 금리 인상에 모두 찬성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Fed가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4.1%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 전망했던 3.8%보다 0.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미국이 다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줄까요?
그리고 금리가 오르면 국내 주식시장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자체보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은 왜 갑자기 금리를 올렸을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물가입니다.
Fed는 이번 FOMC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활동이 견조하게 확장되고 있고 소비와 자본투자 역시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Fed가 이번 금리 인상의 목적을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보다 빠르게 되돌리는 데 있다고 밝힌 이유입니다.
Fed의 9월 경제전망을 보면 이러한 고민이 좀 더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2026년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지난 6월 전망 2.2%보다 높아졌습니다.
반면 올해 PCE 물가상승률 전망은 3.7%,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은 3.4%입니다. 특히 근원 PCE 전망은 6월의 3.3%에서 다시 올라갔습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는데 물가는 아직 충분히 잡히지 않았다
고 Fed가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경기 부양보다는 다시 물가를 잡는 쪽에 무게를 둔 것입니다.
문제는 한 번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번 0.25%포인트 인상 자체는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시장이 관심을 가진 것은 앞으로의 금리입니다.
9월 점도표를 보면 FOMC 참석자들의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4.1%입니다.
현재 기준금리 범위의 중간값은 3.875%입니다.
따라서 현재 전망대로라면 올해 안에 추가로 0.25%포인트 정도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8명의 전망 가운데 12명은 올해 말 금리를 4.00~4.25%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점도표는 약속이 아닙니다.
앞으로 미국 물가와 고용, 경기 상황이 달라지면 Fed의 판단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올해 무조건 한 번 더 금리를 올린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Fed 위원들의 전망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러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까?
여기서 우리나라와 연결됩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입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2.50%였던 금리를 3.00%까지 높인 상태입니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렸습니다.
미국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다시 1.00%포인트로 확대됐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자산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면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부담이 높아지고 다시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미국 금리를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금리 방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오늘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금리가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하나 주의해야 합니다.
미국 금리 인상 = 한국 금리 즉시 인상
이라는 공식은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뿐만 아니라 국내 물가와 경기,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원/달러 환율 등을 모두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특히 한국은행은 이미 7월과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빠르게 올리기도 부담스럽습니다.
연합뉴스가 취재한 시장 전망에서도 추가 인상이 이뤄진다면 10월보다는 11월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현재 시점의 시장 전망이지 확정된 한국은행 결정은 아닙니다.
한국은행 역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경기와 금융안정 상황을 살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지금 단계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음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왜 주식에는 안 좋다고 할까?
이 부분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할 수 있습니다.
금리와 주식은 여러 경로로 연결됩니다.
첫 번째는 기업의 이자 부담입니다.
기업도 사업을 하기 위해 돈을 빌립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나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1조원을 빌리더라도 이자율이 높아지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은 증가합니다.
결국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업의 순이익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성장주는 금리에 더 민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업가치 평가입니다.
주식의 가치는 결국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서 평가하는 개념과 연결됩니다.
이때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당장 큰 이익을 내기보다 먼 미래의 성장을 기대하는 기업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고평가 성장주나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압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반대로 이미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 주가는 금리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기업 실적과 산업 전망, 환율, 경기, 시장 기대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예금과 채권의 매력도도 올라간다
세 번째는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예금이나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돈이 이동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굳이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더라도 예금이나 채권에서 이전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외국인 자금과 환율도 봐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와 외국인 자금 흐름도 중요합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미국 국채나 달러 자산의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일부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약해질 수 있고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전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에도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3,0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하루의 수급만으로 장기 방향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오늘 코스피는 오히려 올랐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으니 오늘 한국 증시가 바로 크게 떨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9월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91% 오른 6,779.02로 출발했습니다. 장 초반에는 상승폭이 1%를 넘기도 했습니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는 다우지수가 1.21%, S&P500이 0.45% 하락했지만 나스닥은 0.01% 하락하는 데 그쳤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오히려 0.63% 상승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주식시장은 이미 알려진 사실보다 예상과 실제의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FOMC 이전부터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예상됐습니다.
따라서 금리가 올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가가 반드시 하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추가로 몇 번이나 올릴지, 물가가 얼마나 빠르게 내려오는지, 기업 실적이 금리 부담을 이겨낼 정도로 좋은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봐야 할 것은?
이번 미국 금리 인상을 보면서 단순히 금리 인상 = 주식 하락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몇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앞으로 발표될 소비자물가와 PCE 물가, 그리고 Fed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원/달러 환율과 한국은행의 다음 금통위 결정, 국내 물가와 부동산·가계대출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특히 외국인 자금 흐름과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 기업들의 이자비용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3년 2개월 만에 이뤄진 긴축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금리 한 번의 움직임만으로 한국 기준금리나 주식시장의 방향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지, 한국은행이 어떤 속도로 대응하는지, 그리고 기업 실적이 높은 금리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지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 이 글은 공개된 중앙은행 자료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